아티스트
슈샤 SueSha
2025년의 끝자락, 비커밍 아트는 아티스트 슈샤(SueSha)와 함께 특별한 커미션 프로젝트 Kumiho Forest 를 선보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전통 설화 속 '구미호'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추운 겨울밤 우리 내면의 두려움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치유의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아이가 마주하는 깊고 푸른 겨울 숲은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막막함과 소외감을 상징합니다. 작가는 우리 설화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공포의 대상이었던 구미호를 아이의 꿈속 길을 밝히는 '수호신'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아홉 개의 붉은 꼬리가 뿜어내는 온기 어린 빛은 절망의 순간에도 우리 곁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희망을 의미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Kumiho Forest>는 "지나온 계절의 끝에는 항상 다음 계절을 위한 온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비커밍 아트가 2025년 마지막으로 전하는 이 이야기가 여러분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는 포근한 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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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스토리
“가장 깊은 꿈의 숲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빛이 있습니다.”
살갗을 파고드는 추운 겨울밤, 한 꼬마 소년은 평범한 꿈을 지나 자신의 무의식이 빚어낸 깊은 숲으로 빠져듭니다. 거대한 나무들이 그림자 벽을 세운 그곳은 아이가 가진 두려움의 형상을 닮아 있습니다. 어둠이 속삭이는 불안 속에서 홀로 걷던 아이 앞에, 밤하늘의 불꽃처럼 일렁이는 아홉 개의 빛이 나타납니다.
두렵지만 아름다운 신비의 영물, 구미호. 그녀는 숲의 영혼이자 수호자로서 아이의 손을 맞잡습니다. 그녀의 손길이 닿는 순간 숲의 어둠은 불빛 아래 눈 녹듯 사라지고, 아이는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지나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잠에서 깬 아이의 품에는 구미호 인형이 꼭 안겨 있습니다. 꿈속의 수호신은 여전히 아이의 곁에서 따뜻한 희망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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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시놉시스
어느 추운 겨울밤, 한 소년은 아주 깊은 잠에 빠져들어 평범한 꿈의 경계를 넘어 자신의 무의식 속에 숨겨진 세계로 내려앉습니다. 소년이 무게감을 잃은 채 아래로 떠오를 때, 눈송이들이 주위를 소용돌이치고 부드러운 푸른빛의 ‘꿈-눈(dream-snow)’ 구름이 포근하게 그를 감싸 안습니다. 이내 소년은 겨울 숲의 어두운 심장부에 내려앉습니다. 그곳에는 날카로운 잎을 세운 거대한 나무들이 소년을 압도하듯 솟아 있고, 진한 푸른빛의 바늘잎들은 그림자의 벽을 이룹니다. 이 숲은 소년이 가진 두려움의 형상입니다. 고요하고, 압도적이며, 끝을 알 수 없이 깊습니다.
거대한 나무들 사이로 난 길에 삼켜진 채, 소년은 작은 몸을 이끌고 홀로 헤맵니다. 살아있는 듯 꿈틀대는 어둠은 소년이 숨겨둔 걱정들을 속삭입니다. 그때 저 멀리 앞쪽에서, 붉은 오렌지빛 한 줄기가 어둠을 뚫고 번져 나옵니다. 따스하고, 희망에 찬 그 빛이 소년을 부릅니다. 소년은 그 빛을 따라갑니다.
소년이 다가서자 아홉 개의 빛나는 붉은 오렌지색 불꽃들이 얼어붙은 땅에서 솟아오릅니다. 구미호의 길고 영롱한 꼬리들입니다. 꼬리들은 밤하늘의 불꽃처럼 소용돌이치며 위로 휘감기고, 이윽고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진 여우의 실루엣을 만들어냅니다. 숲의 정령 그 자체인 그녀는 나무들 사이에서 소년을 지켜봅니다. 두렵도록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그녀는 소년을 해치지 않습니다.
대신 빛이 더욱 강렬해지며 여우의 형체가 변하기 시작합니다. 선은 부드러워지고 광채는 온기를 머금더니, 이내 그녀는 눈 위에 내린 모닥불처럼 다정한 모습의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합니다. 그녀가 나타나자 숲은 맑게 개고 어둠은 녹아내립니다. 그녀가 손을 내밀고, 소년은 그 손을 잡습니다.
그녀가 위로 부드럽게 밀어 올리자, 소년은 반짝이는 별과 몽환적인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지나 다시 깨어 있는 세계로 떠오릅니다. 평온하게 유영하던 소년은 마침내 자신의 침대 위에 안착합니다. 소년은 소중한 인형인 작은 구미호 인형을 품에 꼭 안은 채 몸을 웅크립니다.
소년은 마침내 평온하게 잠이 듭니다. 가장 깊은 꿈속에서도 희망의 온기를 간직한 채. 그리고 그녀는 그 온기를 지켜줍니다.
주최/주관 | 아트리
기획 | 전혜인
참여작가 | 슈샤
*본 작품은 아트리의 아티스트 커미션으로 진행되었으며, 비커밍아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작품입니다.